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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일상

나의 아저씨 #6

이기고 지고가 어딨다고. 다 각자 인생이지.

이지안: 할머니 돌아가시면 연락하라고 했던 말. 정말 든든했어요.

참 좋은 인연이다. 귀한 인연이고. 가만히 보면 모든 인연이 다 신기하고 귀해. 갚아야 돼. 행복하게 살아. 그게 갚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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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안: 오늘 회장님이 점심 사주셨어요.

박동훈: 출세했다. 뭐 사주셨는데?

이지안: 몰라요. 비싼 거 같았는데. 별로 맛은 없었어요.

박동훈: 원래 비싼 것들이 다 그래.

이지안: 저 부산으로 가요. 회장님이 거기있는 회사 소개시켜줬어요. 저 재판걸려 있는 것도 다 알고, 편의 봐주시기로 했다고. 회장님 절친이 하시는 회사래요. 숙소도 준대요.

박동훈: 왜 그렇게 멀리가?

이지안: 생각만해도 그지 같잖아요. 아저씨 한 번 볼까 싶어서. 이 동네 배회하고 다니는 거. 죽었다 깨나도 행복할 거라면서요. 나 없이도 행복한 사람 무슨 매력 있다고.

딴 사람으로 살아보고 싶어요. 나를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는데로 가서. 과거는 하나도 없는 사람처럼.

우연히 만나면 반갑게 아는 척 할 수 있게 돼서. 다행이에요. 도망 다니면서. 이제 아저씨 우연히 만나도. 피하겠구나. 그게 제일 슬펐는데. 고마워요. 다 털게 해줘서. 고마워요, 나한테 잘 해줘서.

박동훈: 너.. 나 살릴려고 이 동네 왔었나보다. 다 죽어가는 나. 살려 놓은 게 너야.

이지안: 난 아저씨 만나서 처음으로 살아봤는데.

박동훈: 이제 진짜..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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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안: 한 번 안아와도 돼요?

이지안: 파이팅!

박동훈: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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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훈: 우리 악수 한 번 하자. 고맙다.

이지안: 제가 밥 살게요. 아저씨 맛있는 거 한 번 사주고 싶어요. 전화 할게요.

박동훈: 그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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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훈: 지안, 편안함에 이르렀나?

이지안: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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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언양

라이언양 연구실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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