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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블록체인

사토시의 서 – 한빛미디어

1. 들어가며

비트코인(Bitcoin, 세계 최초의 성공적인 탈중앙화 가상 화폐)부터 알트코인(Alternative Coin, 비트코인 외의 다른 코인을 지칭)까지 가상화폐가 세상을 흔들고 있다. 1 BTC 의 가치는 2018년에 최대 1800만원, 2021년에는 최대 7100만원까지 치솟았다. 비트코인 옹호론자들은 1 BTC 가 최대 4억까지 오를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이를 디지털 금(Digital Gold)라고도 부른다.

비트코인을 구현한 기반이 되는 기술을 블록체인(Blockchain)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기술을 설명한 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흔히들 주식시장은 예측하는 게 아니라 대응하는 것이라는 말을 한다. 마찬가지로 세상의 변화 또한, 예측하는 게 아니라 (직접 만들거나) 대응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이득을 얻거나, 손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비트코인 혹은 이를 구현하는데 사용한 블록체인(Blockchain)이라는 기술을 우리가 굳이 알아야 할까? 24시간 살기에도 빠듯한데 말이다. 만약 이러한 것들이 순간적인 유행(fad)으로 끝나지 않고, 우리 삶에 영향을 준다면 이에 대해 이해하는 것은 불확실한 인생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임이 자명하다.

개인적으로는 비트코인이 망할 수는 있어도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화폐(Digital Currency)는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명목 화폐(Fiat Money)를 대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적으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CBDC) 도입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캐나다와 브라질에서는 비트코인 ETF가 주식 시장이라는 제도권에서 거래가 가능하다(링크1, 링크2). 미국의 금융감독원인 SEC 에도 비트코인 ETF 승인요청이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은 비트코인 투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 책 소개

무언가를 진정으로 이해하려면 그와 관련된 역사(History)를 돌아보는 것이 굉장히 유익하다. 이러한 역사를 파악하기 위해 인터넷에 공개된 자료를 하나씩 찾아갈 수도 있겠지만, 이미 이를 정리한 책이 있어 소개한다.

<사토시의 서>(한빛미디어)는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라는 정체불명의 인물이 The Cryptography Mailing List 에 올렸던 첫 번째 메일(2008.10.31, 비트코인 백서 공개)부터 약 2년 동안의 주요 기록을 정리한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왜 비트코인이 만들어졌으며, 그것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은 총 72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은 아래와 같이 다시 나눌 수 있다. (각 장은 길지 않고 짧아 빠르게 읽을 수 있다.)

  • (1~2장) 서론 및 비트코인 소개
  • (3~70장) 사토시 나카모토와 주고받은 주요 메일링 리스트 소개
  • (71장) 비트코인에 깊이 관여한 할 피니의 기록
  • (72장) 결론 및 비트코인 백서 전문 소개

3.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

어떤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는 유용한 방법 중 하나는 그 개념이 등장한 배경을 아는 것이다. 이 책은 비트코인 혹은 블록체인을 설명하는 책에서 다루는 여러 가지 개념들이 어떠한 논의를 거치며 발전했는지 소개한다. 메일링 리스트를 직접 찾아가며 이를 읽을 수도 있겠지만, <사토시의 서>(한빛미디어)와 같은 책을 활용하면 가장 소중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건전한 토론 문화에 대해서도 어깨넘어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전 세계 스마트폰 사용자 10명 중 7.5명이 사용하는 안드로이드(Android)는 오픈 소스 운영체제인 리눅스(Linux)를 기반으로 하는데, 이 리눅스(Linux) 또한 메일링 리스트를 통해 최초로 공개가 되었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논의를 거치면서 발전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웹 기술 또한 온라인이라는 공간에서 함께 논의하며 발전했다. 대한민국에서도 나이와 직급에 관계없이 순수하게 논의 내용 자체만으로 치열하게 토론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한다. 토론하다 불리해지면 “너 몇 살이야? 어린 놈이… XXX” 와 같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하는 그런 세상은 하루 빨리 없어져야 한다.

이 책의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굳이 말하자면, 이 책을 통해서는 비트코인의 과거에 대해서만 알 수 있다. 에필로그와 같은 부분에 비트코인 혹은 블록체인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간략하게 나마 관련 정보를 제공하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4. 마치면서

2009년 1월 3일 오후 6시 15분 5초. 첫 번째 비트코인 블록(=Genesis Block)이 추가되며 50BTC 가 채굴되었다. 2021년 3월 22일 오전 6시 9분 39초. 675,676 번째 비트코인 블록이 추가되었으며, 지금까지 18,660,285 BTC 가 채굴되었다. 비트코인은 최대 2,100만개까지 채굴이 가능한데, 시간이 지날수록 채굴 난이도가 상승하여 전문가들은 2140년쯤에 모든 비트코인이 채굴될 것이라 예상한다.

비트코인 혹은 블록체인에 대해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교양을 갖춘다면, 급변하는 세상의 흐름을 조금이나마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AI + X 라고 하여 모든 산업에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을 도입하는 시대에 AI를 교양 수준에서다로 알면 세상을 사는 것이 덜 두려운 것처럼 말이다.

끝으로 블록체인 관련하여 논의를 계속 follow-up 할 수 있는 사이트 및 자료를 소개하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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